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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

장성군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 소개 장성군평생교육센터에서는 2021년부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대상으로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시대적인 여러 요인으로 인해 교육으로부터 소외받았던 군민들을...


장성군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 소개

장성군평생교육센터에서는 2021년부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을 대상으로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시대적인 여러 요인으로 인해 교육으로부터 소외받았던 군민들을 위해 마을 현장으로 찾아가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습자들의 경험과 이해력을 바탕으로 특성에 맞는 활동 위주의 교육으로 기초 생활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노년의 사회 적응력을 높여 자신감을 가지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문해교육사는 장성 지역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의지가 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자격연수를 실시하여 양성하였다.

처음 시작한 2021년에는 19개 마을 197명의 학습자들이 학습에 참여하였고, 계속해서 참여 마을과 참여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도는 27개 마을 259명의 학습자들이 한글교실에서 한글 문해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학습 참여 대상 마을은 학습 희망자가 5명 이상인 경우 선정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별 시책으로 올해부터는 배움의 욕구는 있으나 살고 있는 마을이 선정되지 않아서 배우지 못하고 있는 학생 1명인 경우에도 자원봉사 교사를 직접 집으로 보내서 지도를 해 주는 ‘가정으로 찾아가는 한글교실’을 운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시책은 앞으로도 확대하여 실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추진 내용은 매년 학습자 시화작품 전시회 및 수료식을 실시하였는데, 일반 관람객들이 시화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은 분들이 많았다. 또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시화전에 매년 작품을 응모하여 다수의 학생이 수상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문해교육사 역량 강화를 위하여 매년 2회 연수회 및 운영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장성문해교육협회에서 학생들의 학습활동 사진첩 『마음을 쓰고 세상을 만난 장성 문해교실』을 발간하였고, 2023년에는 장성군평생교육센터에서 전체 학생들의 시화 작품집 『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를 발간하여 학습자들에게 배부하였다. 평생 처음으로 자기 이름이 인쇄되어 나온 책을 받아 들고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하는 학습자들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 인간 승리 그 자체였다.


한글교실 현장

학습자들은 60대부터 90대까지 분포하고, 70대와 80대가 대부분이다. 평균 연령은 마을에 따라 약간 다르고 해가 갈수록 고령화하여 80세가 넘는 마을이 대부분이다. 본 강사가 지도하고 있는 마을의 경우 학습자 5명의 평균 87세이고, 2명은 보청기를 사용하고도 말이 잘 들리지 않아서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아니라 눈이 침침해서 학습에 어려움이 많다.

학습자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한 서러움이 가슴에 한이 되어 맺혀 있어서 배움에 대한 열망은 아주 높다. 그러나 글자를 처음으로 써 보는 학생들이 많아서 한글을 익히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의 벽이다. 고령자들이 많다 보니 학습이 더디게 진행되고, 주 2회 실시하다 보니 공부한 내용을 3일 정도 지나면 잊어버리는 학습자들이 대부분인 실정이다.

공부는 주로 마을회관에서 교자상을 펴놓고 칠판(화이트보드)을 이용하여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교실에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학습 교재와 간단한 지도 자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재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발행한 초등과정 성인문해 교과서 『소망의 나무』, 『배움의 나무』, 『지혜의 나무』와 각 단계별 워크북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소망의 나무 1권에서는 받침 없는 낱말을 익히고, 2권에서는 받침 있는 낱말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어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음과 모음의 결합에 의하여 글자가 만들어지는 기본 원리를 이해하기보다는 그림카드에 만들어진 글자와 낱말을 외워서 익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많이 잊어버리고 받침이 들어가는 낱말 익히기 과정을 매우 어렵게 진행하고 있다. 자음과 모음의 음가를 정확하게 발음하고 이해하기보다는 낱말을 단순 암기로 익히고 있는 실정이다. 원리를 이해하고 익히는 학생들은 10~20%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학습자들이 한글을 더디게 익히고 있지만 글자 하나 낱말 하나 하나 알아가면서 집 주소도 쓰고,식구들의 이름도 쓸 줄 알고, 간판도 읽고, 텔레비전자막도 읽고, 군내버스를 탈 때도 동네 이름을 알고탈 수 있다는 학습자들의 소소한 기쁨과 함께 할 수있는 보람을 맛보는 것이 문해교사의 특권이다.

어렵고 힘들게 2년, 3년, 4년 공부하다 보니 이제는 카톡으로 손주들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생활 문해교육을 받고 나서 현금 자동 입출금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글을 익혀가면서 못 배운 것에 대한 한을 조금씩 조금씩 치유해 나가는 모습들이 매우 자랑스럽기만 하다. 앞으로도 건강을 유지하며 열심히 배워서 남은 인생을 즐겁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학습자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윤석훈

윤석훈

장성군 문해교육사

seokhuny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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