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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문학이 해외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에는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


케이 문학이 해외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에는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백희나 작가는 2020년 아동문학작가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ALMA)’ 수상자가 되었고 손원평은 2020년 ‘아몬드’와 2022년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일본서점 대상을 받았다. 또한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의 최종심 후보에 올랐다. 이수지 작가는 ‘여름이 온다’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에도 많은 작가들이 지금 후보에 오르고 있거나 수상을 하고 있다. 이런 기사들을 접하면 이제는 세계문학을 읽는 나라에서 세계문학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세계문학에 처음으로 관심을 둔 작가는 육당 최남선으로 1908년 한국 최초의 종합잡지인 『소년』을 발행하였는데 창간호에 보면 「이솝의 이약」, “「거인국표류기」 영국 스위프트 원저(「걸리버여행기」하권」)”이라는 제목으로 1호에서 2호까지 연재한다.

최남선은 『소년』이 폐간된 후, 1919년도에 『창조』를 창간하면서 「세계문학개관」이라는 코너를 만든다. 이것은 한국에서 세계문학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으로,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Les Miserables by Victor Marie Hugo”라는 원제목을 붙여주고 「너 참 불상타, 빅토르 유고 저」, 톨스토이의 부활을 “Resurrection by Leo Nikolaievitch To lstoy”, 라고 쓰고 「갱생(更生), 톨쓰토이 원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Don Quixote by Miguel Cer vantes”라고 쓰고 「돈기호전기(頓基浩傳奇), 세르반테쓰 원저」라고 소개하였다. 이렇게 거의 매 호마다 작품들을 실어서 세계문학을 폭넓게 소개하였다.


이 때 번역의 특징은 원제를 실어주고 자국화를 시도하였다는 점과 서양의 고전 작품을 단순히 한국어로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짧은 해제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었다. 이것은 최남선이 세계문학을 번역하는 행위를 통해서 근대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며 더불어 세계와 흐름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세계문학을 주창한 괴테가 세계문학의 이념을 각 민족이 지닌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성을 함께 가진 문학이라고 한 것처럼 보편과 특수의 개념이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생각해보면 괴테의 이야기는 너무 이상적이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문학작품이 세계적으로 읽혀지기 위해서는 우선 번역되어야 한다. 그러나 번역되어지기 위해서는 일단은 힘과 자본의 논리가 적용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요즘 번역앱이나 ‘쳇지피티’의 발전이 그 이상향을 실현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도 가끔은 쳇지피티에 번역을 해 보는데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잘 번역되고 있고 각각의 장점도 있다. ‘딥엘’로 번역을 한다면 분량이 좀 길어도 번역을 한꺼번에 해줘서 편리하다. ‘파파고’는 단어 하나하나를 찾아보지 않아도 거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쳇지피티는 그 작품의 배경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이 아직은 허술하기도 하고 사실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외적인 내용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다.그러나 아직은 번역이 완벽하지도 않을 때도 있고 아예 잘못되어 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미 새로운 세계로 진입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번역기계를 잘 이용하여야 한다고 본다. 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글은 기본 다섯 글자와 가획, 천지인 세 글자만 있으면 모든 글자들을 다 조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글은 번역기계에 어떤 언어보다 적합하다는 생각을 한다.
1920년대에 세계 속의 한국을 꿈꾸었고 우리식대로 번역했던 선조들이 있었다. 우리도 지금 그래야 한다고 본다.



박은미

박은미

건국대 강사

hujun19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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