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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마리아와 한국어 세계화 또 하나의 쾌거

백범 김구 선생님은 그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백범일지』의 마지막 부분인 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문화의 힘을 주장하셨...


백범 김구 선생님은 그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백범일지』의 마지막 부분인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문화의 힘을 주장하셨다.

현재 한국 국민들은 갈수록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 하고 우리가 만든 그리고, 우리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노래, 드라마, 영화 등의 문화상품들이 전 세계인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소비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곧,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김구’ 선생님이 꿈꾸시던 “문화강국”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고 있음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눈앞에서 펼쳐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주 최근의 작은 한 사건은 현재 현실화되는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은 ‘김구’ 선생님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리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얼마 전에 끝난 엠비엔(MBN) 텔레비전 방송에서 개최한 <현역가왕>이라는 대중 트로트 가요 오디션프로그램에서 미국인 백인아가씨 마리아(Maria Elizabeth Leise)가 보인 활약상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31명의 이미 이름이 알려진 젊은 트로트 여자가수들 중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7명을 선발하기 위함이었는데, 뜻밖의 미국동부 코네티컷(Connecticut) 주 그로턴(Groton)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2000년 9월 폴란드계 어머니와 독일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2024년 현재 23세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그녀는 6위로 최종 7명에 포함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선배 트로트 가수들은 마리아가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노래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노래를 듣는 우리나라 대중들의 공감마저도 100% 끌어낼 수 있는 진정한 트로트 가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5세에 한국대중문화를 처음 접하면서 한국어를 독학으로 학습하기 시작했고, 트로트에 매료됨을 계기로 2017년에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백인아가씨가 그 짧은 기간 안에 그런 성공을 거뒀다니...... 그 반대의 경우를 상정한다면, “이게 가능해?”라고 경악하게 된다. 만약, ‘김구’ 선생님께서 『백범일지』를 탈고 하셨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10년 전에라도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라?” 곧 누군가가 미국동부의 작은 도시에 살던 어떤 불특정 백인소녀가 한국어를 독학하고, 한국의 대중가요를 완벽하게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인 특유의 ‘정(情)’ 문화마저도 구현함으로써 한국의 기존 대중가수들과 경쟁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가 되는 틀을 제시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비현실적인 장밋빛 몽상이라고 지적했을 것이다. 따라서 마리아의 놀라운 성공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대중문화 틀!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도래가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마리아가 걸어 온 경이로운 여정에 비춰, 한국어의 세계화에 관해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할 수 있다.

첫째, 한국어를 세계에 전파시키는 데, 그 방식을 지금과 다르게 조합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이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재와 교수법이 잘 개발되어 있다. 또한 세계 주요지역에 대학 한국어학과 및 한국어학당과 같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시공간이 공적으로도 마련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온라인을 이용하여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과정들이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독학으로 시작했다는 마리아의 한국어 학습경험은 한국어의 세계적인 전파를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법 중에서 후자의 비중을 더 강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둘째, 산문(prose)보다는 운문(verse)이 위의 차이에서 어쩌면 더 큰 도움을 줄지 모른다. 전통적으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외국어 학습 교재들은 그 언어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데 적합하다고 알려진 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리아는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자마자 한국의 트로트 음악에 빠졌다. 그녀가 한국어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일종의 운문인 트로트 음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곧,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김소월의 「진달래 꽃」 혹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통해 한국어가 전달할 수 있는 음감정성을 먼저 익히게 함으로써 이를 사랑하고 이를 배워야할 더 큰 동기를 스스로 찾으면서 한국어를 더 잘 습득할 수 있을지 모른다.

셋째, 마리아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들을 음성학적으로 분석하면,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던 한국어 청자의 공감을 불러오는 데 필수적인 감성요소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 스마트폰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서 한국어를 모든 외국어로 순차적으로 통역해 주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사람의 언어는 정보와 지식뿐만 아니라 화자의 감정도 전달한다. 마리아가 아무리 트로트 가요를 처음부터 잘 불렀다고 할지라도,한국 트로트 가수들도 종종 대중 심금을 울리는 어려운 감정 ‘정(情)' 표현을 원래부터 잘 노래했던 것은아닐 것이다. 처음에 많이 미숙했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이를 줄여나갔고,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인보다더 한국적인 감성을 잘 표현하는 가수가 되었다고말해야 옳다. 따라서 그녀가 초기부터 지금까지 불렀던 노래들을 음성학적으로 분석한다면, 화자의 감정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한 감성 ‘정(情)' 요소들을 추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인공지능(AI)에 적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완벽한 인공지능(AI) 한국어 ‘순차통역’의 시대도 열 수 있을 것이다.



김희숙

김희숙

청주대 명예교수

heesook19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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