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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의 문해력 저하 문제와 글쓰기 교육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고등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글로 된 문서 대신 영상 미디어가 넘쳐나고, 누리소통망(SNS)을 통한 담화가 일상화되면서 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에서는 ...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고등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글로 된 문서 대신 영상 미디어가 넘쳐나고, 누리소통망(SNS)을 통한 담화가 일상화되면서 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에서는 문해력을 최소 문해력과 기능적 문해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최소 문해력은 글을 읽고 쓰는 기초능력이고, 기능적 문해력은 글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인 한글 사용과 높은 교육열 덕분에 문맹률 은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기능적 문해력을 갖추지 못한 실질적 문맹률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국 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 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였지만, 2018년에는 5위로 하락하였다.

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이라는 휴대용 두뇌 사용과 관련이 있 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인류가 축적해 왔던 지식과 경험 등의 정보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어서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나 지식의 구조를 습득할 이유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유튜 브), 웹툰, 드라마, 영화 등도 대부분 영상이나 일상어 중심의 구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의 읽기와 문해력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9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자가 진단 키트 검사를 실시하였다. 이 검사는 12문항(어휘 7문항, 독해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검진자 수는 516,220명, 평균 점수는 66점이다. 이번에 진단 검사를 실시한 고등학생 집단의 평균 점수는 62.3점이었는데, 학생들의 정답률 최고와 최하 문항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0. 다음은 심폐소생술을 설명하는 이미지이다. 이를 토대로 심폐소생술 순서를 표어로 요약 할 때 적절한 것은?

① 깨우고-알리고-누르고-사용하고
② 깨우고-알리고-흔들고-요청하고 ③ 흔들고-알리고-깨우고-요청하고
④ 재우고-알리고-누르고-사용하고

10번 문항의 정답률은 100%이다. 이 문항의 특징은 시각 자료 관찰을 통하여, 제시된 상황을 단 어로 표현하는 문제이다. 고등학생들에게 익숙한 시각적 이미지 문제라는 특징 때문인지 모든 학생들 이 정답을 골랐다. 영상 세대의 특성이 잘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3번 문항은 정답률이 27.5%로, 12문항 중 가장 낮았다. 3번 문항은 한자어를 고유어로 바꾸는 어휘 문제이다. 고유어와 한 자어는 고등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어휘 유형들이다.

3. 밑줄 친 두 단어의 다듬은 말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은?

--------------------<보기>--------------------

㉠ 재계약 시 급여는 익월 10일에 지급됩니다.
㉡ 요청하신 서류는 명일 메일로 전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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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다음 달-오늘
② 이번 달-내일
③ 다음 달-내일
④ 이번 달-오늘

진단 검사 결과 고등학생들의 문해력은 특히 어휘력에서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고유어, 속담, 관용어구, 한자어 등 어휘 실력이 필요한 문항의 정답률이 낮게 나오고 있다. 문해력은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단순히 한 교과목에 국한되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교과목에서 필수적이다.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학습 진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어휘력을 길러야 한다. 평소 독서를 많이 해서 접하는 어휘가 늘고, 어휘의 반복 접촉 빈도가 높아지면 어휘력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독서는 어휘력 향상은 물론 이 해력, 독해력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어 문해력 향상을 위해 유용한 방법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통하여 문해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해력을 단순하게 어휘 늘리기로 생각하지 않고, 글쓰기를 통하여 어휘력과 이해력, 독서력을 바탕으 로 표현 능력까지 갖추기 위함이다. 그래서 읽기보다는 쓰기를 강조하고 싶다. 쓰기는 개요 작성 같은 기획력을 쓰면서 자신의 글을 이 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더 나아가 표현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글의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되며, 이를 글로 써 내려가면서 최고의 사고 수준인 창의성까지 나아가게 된 다.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해 본다면, 쓰기 표현과 말하기 표현을 함께 경험하면서 문해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쓰기는 글쓴이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생산하는 창작물로써, 고등학교 교육에서도 글쓰기 경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일기 쓰기를 권장하고 싶다. 생활 일기는 하루 의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고, 하루 동안 잘한 일이나 잘못한 일, 반성할 일이나 기억할 일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숙해져 간다. 주제 탐구 일기는 정서 함양과 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논리 적 사고와 표현력을 향상시켜 준다.

한글은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문자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 24자를 조합하여 다양한 소리를 표기할 수 있고, 알파벳과 달리 자음과 모음을 모아쓰기 때문에 컴퓨터나 휴 대전화 같은 디지털 기기에서 한글을 활용하면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하여 종이에 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글의 장점을 살려 컴퓨터 자판을 통한 쓰기 활동도 권장해야 한다. 글쓰기를 통한 고등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기대해 본다.






최정윤

최정윤

숭덕고등학교 교장

kgyo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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