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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 사전편찬의 주역 〈고루 이극로〉 삶과 업적 기리는 학술 토론회 열려

  시민모임 독립이 주최한 학술토론회 <고루 이극로>가 10월 11일 오후 2시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고루이극로박사기념사업회와 의령군의 후원으로 열렸다. 시민모임 독립의 이만열 이사장(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이극로박사기...


  시민모임 독립이 주최한 학술토론회 <고루 이극로>가 10월 11일 오후 2시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고루이극로박사기념사업회와 의령군의 후원으로 열렸다. 시민모임 독립의 이만열 이사장(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이극로박사기념사업회 고영근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의 축사로 시작된 이번 토론회는 훈민정음 반포 577돌이 되는 해이자 이극로 선생 탄신 1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조선어학회 간사장으로 우리말 사전편찬의 핵심역할을 하고 우리말글 표준화와 보급에 앞장섰던 이극로 선생의 삶과 업적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학술회는 박덕진 대표(시민모임 독립)의 사회, 발제자들의 주제발표, 정성현 소장(세종인문학연구소)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제1주제 발제자로 나선 김슬옹 원장(세종국어문화원)은 《이극로의 훈민정음 연구 재평가》에서 국어학자이자 음성학자이기도 한 이극로의 ’후음‘연구에 관해 그가 해례본의 제자해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세종의 후음 설정 맥락을 정확히 간파했다고 했다. ’·(아래아/하늘아)‘ 연구 또한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에 쓴(1937년) 것과 해례본을 보고 난 후에 쓴(1941년) 것의 차이와 의미를 설명하며 1937년 연구는 해례본 발견 전에 쓴 것임에도 해례본 설명과 근접하다고 했다. 이는 훈민정음에 대한 그의 인식과 식견을 보여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논지를 이어갔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허재영 교수(단국대)는 『훈민정음 해례본』 발견 이전 연구와 발견 이후 이극로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연구한 논문을 비교 대조한 점이 흥미롭다며 음성학적 기준에 따른 성음 분류법, 그에 따른 후음 문제 고찰이 중요한 이유 등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며 특별히 ’음성학적 훈민정음 연구‘ 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제2주제에서는 박용규 박사(민족문제연구소)가 《이극로·정열모·이만규의 조선어학회 활동과 서훈 문제》를 이야기하며 조선어학회 선열 33인 가운데 25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되었으나 북한에서 생애를 마친 3명(이극로, 이만규, 정열모)은 분단으로 서훈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미서훈자 5명 가운데 2명(권승욱, 서승효)은 보훈심사에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고 했다. 이는 국가보훈부가 ’독립유공자법‘(1945년 8월 14일까지의 독립운동 공적이 있는 분)에 의해 서훈 및 포상을 해야 하나 보훈부 자체에서 만든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 일반기준‘(상훈법 서훈 취소조항에 해당하는 자 제외)과 행정안정부 소관 ’상훈법‘(적대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서훈 취소 조항)을 토대로 하는 불일치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일항쟁기 때 사회주의 또는 민족주의 독립 운동가들에 대해 모두 올바른 평가와 조치가 수반되어야 하며, 분단 80년이 되기 전 후대들은 선열의 억울한 한을 풀어주는 신원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자인 김용달 소장(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은 조선어학회 활동가들의 공적은 차고 넘치지만 국가유공자 포상은 국가유공자법과 상훈법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법을 개정하는 것만이 방안이라고 했다. 월북 독립운동가들도 독립운동 공적만으로 포상한다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 그들의 활동과 관련한 학자들의 학술 연구 등 공론화를 통해 어렵고 지난한 일이지만 국민통합과 민족통일을 전망하며 한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3주제에서는 《조선어학회를 기리는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이우식·이극로·안호상을 중심으로‘의 김복근 박사(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의 발제가 이어졌다. 대일항쟁기 우리말글을 지키고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려다 수난을 겪은 조선어학회 회원 중 거액의 재정 지원을 한 이우식, 학회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이극로, 전문용어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세운 안호상이 모두 의령출신이라는 점을 들고, 국어 수난의 역사와 국어 보전, 국어 연구, 토박이말의 전승을 위해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을 의령에 건립하고자 한다며 지난 4년여의 활동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토론자로 나선 차민아 대표(한글닷컴)는 사전박물관만의 변별점과 의령 유치에 대한 타당성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간의 진행상황을 볼 때, 학자들의 공감대 형성, 정치인들의 관심과 공약까지는 얻었으나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책적 의지, 관련부처의 적극적 협력이 예산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실천적 결단, 국민적 지지와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화 《말모이》를 통해 이극로 박사가 조명을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극로 박사가 누구인지 이름조차 낯설어 하는 이들도 많다며 이극로 박사의 사전 편찬과 관련한 일화 등 사실에 기반한 흥미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에게 알려나감으로써 우리말과 글을 지켜낸 피땀 흘린 흔적들의 삶이 제대로 조명을 받고 국민적 감사로 이어지는 붐을 일으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우리말 사전편찬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의 주인공 이정환(윤계상 역)의 실제 인물이라고 하는 고루 이극로 박사(1893~1978)는 1922년 독일 베를린대학 철학과에 입학하여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언어학 부전공) 1929년 귀국하여 조선어연구회(1931년 조선어학회로 개명)에 가입하여 조선어사전편찬회 간사장을 맡아 한글 맞춤법 통일안, 표준어 사정, 외래어 표기법 정비 등을 주도하고 1947년 『조선말 큰 사전』을 펴내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1948년 4월 김구가 주도한 남북 제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차 평양에 방문했다가 잔류하여 남한에서는 한동안 잊혀진 인물이 되기도 했으나 북에서의 활동이 오히려 남과 북에서 우리말과 글이 이질화되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아카이브에는 그가 1928년 소르본 대학에 남긴 우리말글 소개 육성 녹음 자료가 있으며 온라인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희안

조선의 컴퓨터라고 합니다 - 정인지

한글 집현전(Editors)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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