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종로 한 편에 조용히 자리 잡은 자그마한 공원이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피하기 힘든 햇볕 아래 오가는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 주는 그곳의 이름은 바로 〈주시경 마당〉이다. 기억하는가? 그렇다. 학창 시절 교실에서 책으로만...
서울 세종로 한 편에 조용히 자리 잡은 자그마한 공원이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피하기 힘든 햇볕 아래 오가는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 주는 그곳의 이름은 바로 〈주시경 마당〉이다.
기억하는가? 그렇다. 학창 시절 교실에서 책으로만 배운 인물 그 ‘주시경’이다. 어떤 이야기의 삶을 살았는지 단지 몇 줄로만 배웠던, ‘한글’에 기여했다는 정도.., 역사 속 인물로 배웠던 그 ‘주시경’의 이름을 달고 있는 작은 공원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
7월 27일은 아직 젊은 주시경이 안타깝게 이 세상을 뜬 날이다.
그래서일까, 이맘때 이 〈주시경 마당〉을 지나면 조용히 주시경 선생의 조각상 앞에 놓인 소박한 꽃바구니를 볼 수 있다. 바로 주시경 선생이 만들었고 한글을 지켜낸 ‘조선어학회’의 후신인 ‘한글학회’에서 항상 바치고 가는 꽃이다. 올해는 109주기로 권재일 한글학회 이사장, 한말글문화 협회 이대로 대표, 한글닷컴 연구소 소장이자 세종국어문화원 김슬옹 원장, 김한빛나리 한글학회 사무국장 등이 꽃바치기 식을 함께했다.
▲ 주시경 109주기에 (제공 : 김슬옹 박사)
문득 걸음을 멈추고 주시경 선생의 조각된 모습 아래 조용히 그리고 소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 꽃바구니를 보고 있으면, 이 땅 그리고 세계에서 한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꽃 하나씩 놓고 간 느낌을 받는다.
세종로에는 ‘한글가온길’이 있고, 그 안에 주시경 선생의 이야기를 엮어 놓은 공간들이 있다.
이 무더운 더위가 좀 꺾이면, 그 한글가온길 안에 있는 〈주시경 마당〉의 의자에 가서 조용히 앉아 시원한 바람 한번 맞아보길 권한다.
그럼 어쩌면 그 엄혹했던 시절에 ‘한글’로 견뎌 낸 흰 소매 영웅들의 큰마음들이 일상의 우리에게 용기를 건네줄지도 모른다.
송두혁 / Joachim Song
한글닷컴(Haangle.com)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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